업무를 일부러 주지 않는 것도 직장 내 괴롭힘일까? 판단 기준과 대응 방법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조직 개편이나 인사 이동으로 담당 업무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업무가 바뀐 뒤 할 일이 눈에 띄게 줄거나, 기존 업무를 모두 다른 직원에게 넘기고 전혀 관련 없는 일을 맡게 됐다는 상담도 종종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놓인 사람들은 고민합니다. 회사의 정당한 업무 조정인지, 아니면 자신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려는 것인지 말이죠.
그렇다면 업무를 일부러 주지 않는 행동도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까요?
1. 업무를 주지 않는 것도 괴롭힘이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업무를 주지 않는 행위도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업무가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업무를 줄인 이유가 무엇인지, 특정 직원에게만 불리한 조치가 반복되는지, 그 과정에서 업무 수행 기회가 차단되거나 근무환경이 악화됐는지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 전체의 업무량이 감소해 여러 직원의 업무가 조정됐다면 괴롭힘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특정 직원에게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업무를 주지 않고, 다른 업무를 배정하지도 않은 채 이런 상황을 지속한다면 다르게 판단할 여지가 있습니다.
2. 이런 상황이라면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기존에 하던 업무를 갑자기 모두 빼앗긴 경우
오랫동안 담당해 온 업무를 별다른 설명 없이 다른 직원에게 넘기고, 정작 본인에게는 새로운 업무를 주지 않는 상황입니다.
업무 분장이나 조직 개편에 따른 조치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직원에게만 이런 조치가 집중되고 그 과정에 부당한 배제의 정황이 있다면 업무 변경의 이유와 경위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업무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경우
예전에는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할 일이 거의 없어지는 경우입니다.
업무량 감소 자체가 괴롭힘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다른 직원들은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데 본인에게만 업무가 배정되지 않고, 업무를 요청해도 합리적인 설명 없이 계속 배제된다면 관련 상황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 업무와 전혀 관계없는 일만 배정되는 경우
업무 변경은 회사의 인사·업무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 업무와 다른 일을 맡게 됐다는 이유만으로 괴롭힘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업무 변경의 필요성이 불분명하고, 특정 직원에게만 불리한 방식으로 적용되거나, 업무상 필요를 넘어 정신적 고통을 주고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상황이라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업무에서 배제한 뒤 능력 부족을 문제 삼는 경우
업무를 제대로 배정하지 않거나 업무 수행에 필요한 정보와 기회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나중에는 성과가 부족하다거나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상황입니다.
이때는 실제로 어떤 업무가 배정됐는지, 본인이 업무를 수행할 기회가 있었는지, 다른 직원과 비교해 차별적인 대우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업무가 바뀌었다고 모두 직장 내 괴롭힘은 아니다
이 부분은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회사는 조직 개편, 인력 재배치, 사업 변경, 업무 효율화 등의 이유로 직원의 담당 업무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기존 업무가 줄어들거나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됐다는 사실만으로 위법하거나 부당한 조치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회사가 조직 개편이나 업무 조정이라는 이유를 들었다고 해서 모든 조치가 정당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는지, 특정 직원에게만 불리하게 적용됐는지, 조치의 방식과 정도가 합리적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업무 변경이라는 형식 자체가 아니라 변경한 이유와 과정, 그리고 그 조치가 근무환경에 미친 영향입니다.
4. 업무 배제가 의심된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업무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막연히 괴롭힘이라고 주장하기보다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 기존에 맡았던 업무와 업무가 변경된 시점
- 업무를 다른 직원에게 넘기라는 지시와 그 이유
- 새롭게 배정받은 업무의 내용과 업무량
- 업무를 요청했지만 지시받지 못한 기록
- 다른 직원과 비교했을 때 업무 배정에 차이가 있었는지
- 업무 배제 이후 받은 질책이나 불이익이 있었는지
이메일, 메신저, 업무분장표, 업무지시 내용 등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보관해 두면 상황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회사에 업무 변경의 이유를 서면으로 문의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후 직장 내 괴롭힘이 의심된다면 회사의 신고 절차를 이용하거나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국번 없이 1350)에 문의할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따라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접수하거나 발생 사실을 인지하면 지체 없이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마무리
업무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반드시 직장 내 괴롭힘은 아닙니다. 회사의 정당한 업무 조정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직원에게만 업무를 주지 않거나 기존 업무를 빼앗고, 업무를 수행할 기회마저 차단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업무 변경으로만 볼 수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은 폭언이나 공개적인 모욕처럼 눈에 띄는 형태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업무를 배정하는 방식이나 조직에서 특정 직원을 대하는 방식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업무가 줄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와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내용입니다. 실제 직장 내 괴롭힘 해당 여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댓글
댓글 쓰기